딸과 본 -인사이드 아웃 2
얼마 전 우리 딸이 이번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꼭 봐야 한다면 나를 끌고 간 영화가 있다.
바로 인사이드 아웃 2다.
예전에 딸의 성화에 같이 가서 봤던
1편의 등장인물들과 더하여 네 명의 캐릭터가
더 등장하면서 무려 총 9명의 감정들이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벌어지는 사춘기 소년
라일리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뭐 정확히 말하면 어린아이에서 사춘기 소녀로
성장하는 성장 드라마 같은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감정에 의해서 조절되고,
감정에 의해 끌려가는 듯한 소녀로서의 삶이라면
2탄에 들어오면 이제는 성장하여, 새로이 생겨난
감정들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감정을
이겨내고 더 유익한 성장한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딸과 함께 봐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힐끗거리며
영화에 집중한 딸을 보게 되었다.
감정이 등장하고, 감정이 주도하고,
감정이 슬픔, 기쁨, 분노, 당황. 따분,
까칠 등의 감정의 변화를 보일 때
나는 과연 우리 딸의 마음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궁금했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를 안 보신 분은 건너뛰세요)
영화 마지막에 라일리의 감정이 폭주하고
그 감정을 다스리면서, 감정의 컨트롤센터가
기쁨 이를 부르는 듯한 영상이 등장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
내 딸은 이 부분이
라일리의 성장을 말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예전에는 감정에 의해,
감정들이 분주히 컨트롤 센터를 두드리고,
라일리가 감정에 반응하기 바빴다면,
이 부분 이후에는 감정들을 불러 컨트롤
센터로서의 역할을
라일리가 조정한다는 것이다.
성장한다는 것은 좀 더
조정하는 감정의 영역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쁨 이가 말하는
성장은 어쩌면 기쁨이
더 제한되는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노와 무기력과
슬픔과 당황에 휘둘리기보다
기쁨을 모든 상황 속에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성장함의 참 기쁨이
삶의 중심을 잡는 것에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전해 주었다.
딸과 보내는 시간-내 기쁨 이가 주도하는 시간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인생은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질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과 선택은 제한된다.
누구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서 시간을 보낼 것인가?
이러한 결정은 후에 우리의 삶의 가치를
뒤돌아볼 때 지나온 세월들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와 보내는 시간도
사실 만들어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돌이켜 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내 기준으로만 강조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나는 코믹 액션 히로물 좋아함.
잔잔한 맬로 별로.
그래서인지 딸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을 때 별로 안 기뻤다.
사실 귀찮았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며 느낀 것은
오히려 무뎌진 내 감정이었고,
회복되어야 하는 나의 삶의
더 중요한 가치들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 애니메이션이라고 무시해선 곤란하다,
요즘은 아이들도 생각고 감정이 더 발달된
사회 속에 살기 때문이다.
내가 자랄 때 손에 들고 매일 보는 아이패드,
핸드폰이 있었나?
더 많은 앱의 사용을 위해 고민했던 적이 있던가?
소셜 관계망의 복잡함과 감정의 여러 복선들을
비교당해 본 적이 있는가? 없다.
현재의 아이들이 더 많은 복잡한 구조속에서의
삶에 노출되고 살아간다.
그러니 감정에 이끌려 사는 삶이 아니라,
감정을 이끌어 가며 사는 진취적인 삶의 이야기는
묘한 감동을 넘어 용기는 주는 듯하다.
우리 딸도 아빠가 모르는 문제를 만날 때
감정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아름다운 딸이
되기를 영화를 보고 나오며 조용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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